마지막 벚꽃 습작



산 중턱에 걸쳐 있던 새하얀 옷자락은

늦은 봄 헐벗으려 하던 벚꽃무리였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색(色)을 발산하는 숲 속의 무희는

마치 깨진 거울에서 유리조각이 떨어지듯

자신의 옷을 하나, 하나 벗어간다.

황급히 나무그늘 밑 숨막히듯 넘어가는 나신을

멈춘 듯이 담으려 하였으나

인기척에 아름다운 하강은

더 이상 계속되지 않았다.

포기하고 돌아가는 뒷모습을 배웅하는

부끄러운 듯 내려보낸 꽃잎 한 조각.




글 : Hable   사진 : Fab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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