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파라노이드 파크 - 블레이크 넬슨 여름방학숙제 독후감



- 비밀이란 사람을 서서히 돌아 버리게 한다. 정말 그렇다. 비밀 때문에 외톨이가 된다. 자꾸만 남들과 멀어진다. 그러다가 파멸의 길로 접어든다. 굳세지 못하면, 아주 굳세지 못하면.   151p.

 '파라노이드 파크'에서 작가는 전형적인 미국의 청소년의 모습을 배경에 깔아놓고 있다. 불나방이 불에 끌리듯이 스케이트보드 공원에서 자신들의 기술을 연마하고, 당연한 듯이 파티에서 섹스를 나누며, 이제는 공공연해진 부모님의 이해관계에 따른 이혼으로 괴로워 하는 그들의 모습을. 
 스콧 필그림이라는 만화를 아시는지? 현대 미국의 청소년들의 모습을 희화화하여 만화로 표현한, 얼추 십 년 가까이 전에 일말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당연히 이래야만 한다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청소년들의 탈출구와 해방을 찾아 나가는 그 모습은, 지금 언급하고 있는 파라노이드 파크와 매우 비슷한 방향으로 묘사되고 있다. 아마도 젋은이들을 표현하는 작가들에게는 모두 같은 맥락으로서 다가왔던 것이 아닌가 싶다. 
  
 당연한 전형적인 모습만을 표현하면 소설이 굴러가지 않는 법.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가장 주된 소재거리는 바로 주인공의 심리 상태다. 남에게 이야기하지 못할 엄청난 무게가 담긴 사건을 마음속에 납덩이처럼 간직한 주인공은, 심리적인 압박과 죄책감에 끊임없이 자신을 향한 질문을 던지고 그로 인해 일반적인 청소년들의 사회에서 자신을 겉도는 존재로 이탈시킨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에서 당연한 듯 표현되어야 할 소속감은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옅어지고, 마치 제3자가 서술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점 자체가 '파라노이드 파크'의 가장 중요한 플롯중의 하나인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넘어가겠다.)
 개인의 심리 상태 묘사가 주로 표현된다면 전개가 처질 수도 있을 법 하건만,  이 소설의 흘러감은 마치 유려한 일직선의 강물을 보는 것과 같았다.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문체와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간'이라는 그림자는 이 소설 전반의 배경과 맞물려, 손에서 놓는 일 없이 단 한 번에 책을 완독하게 만들었다. 

 작가인 블레이크 넬슨은 권 서두에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 라고 작정을 하고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하였다. 참으로 그 말에 동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런 가감없이 직선적인 이야기의 전개는 정말 쓰고 싶은 글에서만 나올 수 있으니까. 


-H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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